잘 받으셨는지요?
여름소금은 길어야 이틀만에 거둬들입니다. 그리고 대부분의 염전에서는 결정지에 장판을 써서 소금을 생산합니다. 그래서 예전에 타일이나 그냥 뻘밭 결정지에서 거둬들인 소금과는 그 색 자체가 틀립니다.
뻘을 단단히 다진 소금 결정지는 요즘 없을 겁니다. 제가 국민학교 다닐 때 쯤에 타일을 깔기 위해 동네의 항아리 깨진 것을 수집해서 생산한 적이 있습니다.
요즘도 결정지에 타일을 쓰는 경우는 간혹 봤습니다. 그럴 경우 뻘물이 타일 사이사이에 남아서 소금에 섞일 수 있습니다. 그럴 경우 소금에 뻘물이 섞여서 회색빛이 돌거나 오래된 농축소금물때문에 누런빛이 돌 수 있습니다.
저희 고향마을에서는 거의 대부분 장판을 씁니다. 그래서 결정지에서 거둬들인 소금은 아주 하얗습니다. 간혹 결정지를 잘 닦지 않아서 소금을 거두난 뒤의 물이 섞인 소금은 약간 누렇거나 뻘물이 섞일 수 있어서 거무스름할 수 있습니다.
여름소금은 길어야 이틀만에 거둬들이기 때문에 깨끗합니다.
보내드린 소금은 지난 여름에 생산한 햇소금입니다.
수차례 말씀드린 바지만 표백을 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입니다. 한마디로 그럴 수 없다는 겁니다. 요즘도 소금을 생산하기 바쁘기 때문에 표백하는데 시간을 낭비할 만큼 한가롭지 않습니다. 걸핏하면 쏟아지는 소나기 때문에 잘 만들어지던 소금까지도 간 밤에 녹여버리고 있습니다. 그런 실정인데 표백을 하고 있겠습니까? 요즘은 벼를 수확하고 밭마늘을 심고 있습니다. 결코 한가롭지 않습니다.
보내드린 소금은 저희 아버지의 피땀으로 만든 것입니다. 행여나 소나기가 쏟아지면 다 만들어진 소금 녹힐까봐 죽어라 염전으로 내달립니다. 비 맞아가며 소금물을 해주로 퍼담고 결정지 장판을 닦아내고 다시 소금물을 앉힙니다. 한 여름엔 가시지 않은 무더위 속에서 쏟아지는 땀방울을 닦아가며 한톨한톨 거둬들였습니다.
그렇게 만든 소금입니다.
결코 허튼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.
믿고 드십시요.
제목: 여름소금은 아주 하얗습니다.
